설탕 및 감미료에 대해서
과실주를 담글 때에는 일반적으로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어야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또 전문가들 중에도 설탕을 꼭 넣으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과실주와 같은 혼성주는 알코올의 작용에 의해 그 유효성분이 침출되기 때문에 설탕이나전분과 같은 발효를 돕는 물질을 넣어 강제로 발효시킬 필요가 없다.
당분을 넣으면 변질되기 쉬워 장기보존이 어렵고 또 독특한 과일의 맛이 둔화 될 뿐만 아니라, 머리를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과실주를 만들고 싶다면 가능한 숙성하기 전에는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만약 달콤한 술을 좋아한다면 마실 때 감미료를 넣는 것이 좋다고 생각 된다.
담그는 그릇에 대하여
예로부터 술독이 좋아야 술맛도 좋다는 말이 있다. 좋은 과실주를 만들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담그는 그릇을 잘 선택해야 한다.
요즘 유리로 만든 주둥이가 넓은 병이 시판 되고 있는데 이것이 과실주를 담그는 데에는 아주 안성맞춤 이다. 그러나 다소 값이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항아리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조그만 항아리를 이용해도 좋다. 다만 항아리를 이용할 경우에는 뚜껑에 신경을 써서 밀폐가 잘 되도록 비닐로 덮어 고무줄로 단단하게 묶어 두어야 한다.
또 폐품으로 나오는 갖가지 페트병들을 이용해도 좋고, 약용주와 같이 재료의 부피가 적은 것은 것 양주병을 이용하면 좋다. 양주병들은 술을 장기 보존하는데 가장 적당하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오래 두어도 변질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또 항아리를 이용해서 담그는 경우, 술이 숙성한 다음에는 양주병 같은 마개가 잘 밀폐되는 그릇에 옮겨 담는 것이 좋다.
숙성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과실주가 익는 데는 1개월에서 3개월정도를 요구한다. 물론 오래될수록 좋아지는 술도 있다. 과실주는 계절이나 주야에 따른 온도차가 되도록 적으면서 서늘한 곳에 저장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지하실이나 마루밑 같은 데에 보존하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넣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차게 하면 숙성이 되지 않아 자연의 맛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숙성이 다 되면 속에 든 과실을 꺼내 버리고 저장하도록 한다.
숙성 후 재료를 꺼내는 것은 재료에 따라 빨리 꺼내야 하는 것,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되는 것, 또는 넣어둔 곳에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것 등 여러가지 이다.
손으로 만져 딱딱한 느낌이 있는 것은 꽃이든 잎이든 비교적 장기간 담가 둘 수 있으나, 반대로 질감이 부드러운 것이나 전분질 종류의 식물은 향미(香味)의 침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꺼내 버릴 필요가 있다. 바나나나 오디, 딸기등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또 배나 익은 사과도 너무 오랜 기간 담가두면 술이 탁해지거나 어두운 색으로 변해 버리는 수가 있다. 또 밀감류는 껍질의 쓴맛이 너무 우러나 맛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맛이 적당하다고 느껴질 때 내용물을 꺼내고 술을 그대로, 또는 헝겊등을 이용해 잘 걸러서 다시 병에 담아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일단 숙성한 과실주는 깨끗하게 잘 건조된 다른 용기나 병에 옮겨도 변질하는 일이 거의 없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점 짙은 맛이 생겨 맛의 묘미를 더해간다.
잠시 옛 이야기 하면,
어머니는 어디서 구해 오시는지 커다란 유리병을 가끔 가지고 오시는데,
알고 보니 주변 분이 이사를 간다고 하시면 미리 말씀 드리고 가지고 오시는데,
내용물을 비우고 가져 오시지만 깔끔하지 않을 때가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병을 깨끗하게 닦아 내신 후, 끊는 물로 몇 번씩 소독해서 햇볕에 말려야 겨우 술병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항아리도 꽤 있는데, 어머니는 이사할 때도 작은 것 큰 것 모두 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가지고 다니셨다.
사실 그 안에 정확하게 뭐가 있는지 있었는지 아직도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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