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주 – 배주
감, 밤과 함께 우리나라 특유의 과일인 배는 오랜 옛날부터 곳곳에서 재배되어 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것은 거의 일본에서 들어온 품종의 배이며, 소수이긴 하지만 서양배와 중국배도 재배되고 있다.
껍질은 누르스름 하지만 과육은 희고 단단하면서 단맛이 나는 과일로, 아삭아삭한 식감, 시원한 단 맛, 풍부한 과즙 때문에 차게 먹으면 달고 시원하다. 사과와 더불어 가을에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과일이며, 누가 뭐라 해도 전라남도 나주시의 특산물이다. 나주 배는 당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외에 울산이나 안성, 평택, 천안등지의 배도 유명하다.
재래종 배에는 추안네, 황실네, 청실네, 고실네등이 있으며, 생산지에 따라 봉산배, 봉화배, 안변배, 금화배, 함흥배 등이 있다. 이 배들은 아마도 산돌배를 기본종으로 해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맛과 질이 우량한 것도 있었으나 일본에서 들어온 품종의 배에 밀려 오늘날은 거의 멸종되어 버렸다.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배는 과즙이 많고 맛이 담백 상쾌한 것이 생명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배가 익는 한여름이면 담백하고 즙이 많은 과일을 찾게 되는 때 이므로 수요에 맞아 인기가 있는 셈이다.
〔담그는법〕
배(중크기): 5개
소주: 1.8리터
배는 완전히 익은 것을 고르되 신선도가 높은 것이 좋다.
고른 배를 잘 씻어서 심을 중심으로 4등분하여 그릇에 넣고 소주를 붓는다. 이때 산미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씨나 껍질을 벗기지 말고 그대로 넣는다.
숙성에는 3개월 정도 걸리는데 술이 익으면 건더기는 꺼내버리는 것을 권한다. 서양배(조롱박 모양의 배)로 담글 때는 20일이면 서양배의 감미와 향기가 침출되므로 술을 걸러서 건더기는 버리고 술은 다른병에 옮겨 담는다. 이 술은 감미가 강하므로 단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대로 마시거나 구연산을 넣어 묽게 해서 마셔도 좋다.
〔효용〕
배는 옛날부터 감기약이라든가, 남방 열대국에서는 말라리아나 열병의 묘약이라고 일컬어져 왔다고 한다. 이것은 오히려 직접 약효가 있다기보다는 높은 열로 다른 음식물을 먹을 수 없는 때에도 담백하고 물이 많은 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과실속에 비타민B나 비타민C가 다량으로 함유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열이 내리므로 그렇게 믿었던 것 아닌가 싶다. 한방에서는 배를 청량지갈약(淸凉止渴藥)으로 쓴다.
배주는 각종 양주 또는 과실주와 섞어 마시면 더욱 풍미가 있는데, 베이스로서 아주 알맞은 술이라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나를 위해 어머니는 배즙을 항상 준비해 놓으시고 수시로 조금씩 마시게 하셨다. 다행히 어머니의 큰언니가 배 과수원을 경작하셨기 때문에 배를 공급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근데 왜 항상 “배밭이모”라고 했지? 어쨌든 배즙은 기침, 가래, 천식등, 목질환에 효과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적이 있는데,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외국 생활을 꽤 오랜 기간 하였다. 근데 한국 배 만큼 맛있는 배는 어디서도 맛보질 못했다. 서양배는 일반적으로 당도는 강하지만, 먹고싶은 생각을 잊게 하는 그 푸석푸석한 질감은 정말 당황스럽게 만든다. 심지어 달지도 않은데 푸석푸석한 경우도 있었다. 배와 참외는 대한민국이 최고다.
우리나라에서 “배”라고 하면 여러 뜻이 있다. 먹는 배, 신체의 일부인 배, 바다 위의 업무용 배, 수학에서의 배, 허리 굽히고 절할 때의 배등 여러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먹는 배가 최고다.
매번 강조하지만, 난 의사나 약사가 아니니 여기서 언급한 효능과 성분에 대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나의 지식이 짧으므로 내용에 틀린 점이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상담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궁금한 것은 전문가에게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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